그린철강 표준 국제 논의 동향과 시사점

최근 국제 기구를 중심으로 저탄소 철강 표준 수립에 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산업 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한 다자 협의체인 기후클럽(Climate Club)에서는 저탄소 철강의 정의와 표준 도출을 주요 의제로 정부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 11월 29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기후클럽은 회원국간 그린 철강과 시멘트의 정의 수립 원칙에 대해 공동 합의를 도출했고, 1.5°C 목표 달성에 부합하는 표준 설정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제안한 준제로(near-zero) 및 저배출(low-emissions) 제품 정의에 대한 원칙과 기준치에 기반하여 2026년까지 철강과 시멘트 표준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준제로 배출 제품의 정의를 의욕성, 안정성, 기술 중립성, 글로벌 통용성, 물리적 감축, 투명성, 접근성과 같은 원칙을 통해 수립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준제로 배출 제품의 정의와 표준이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목표 달성에 맞춰 의욕적이고 안정적으로 수립돼야 명확한 시장 신호를 보내고 투자를 촉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간 단계인 저배출 제품 기준을 설정하는 경우 최종 탄소중립 달성에 맞춰 단계적으로 목표를 강화하는 메커니즘을 반영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준제로배출 철강을 철스크랩 비율에 따라 50~400 kgCO2e/t로 정의했고, 저배출 철강의 경우 최적가용기술이 적용된 현재 주요 공정의 탄소 집약도보다 ‘상당히 낮도록(substantially lower)’ 설정해야 하며, 저배출 기준치의 최대값이 준제로배출 기준치의 6배를 넘지 않도록 권고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준제로배출 및 저배출 철강의 탄소집약도 기준치

리스폰서블 스틸, 퍼스트무버연합를 비롯한 여러 글로벌 이니셔티브는 국제에너지구와 유사한 기준의 준제로배출 철강 기준을 마련했다.

2024년 4월 독일은 기후 친화적인 원자재 시장 조성을 위한 ‘저배출 철강 표준’을 발표했다. 이 표준은 저배출 철강 제품을 등급별로 분류해 라벨링을 부여하는 체계 마련에 중점을 뒀고, 저배출 철강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제 시장에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부, 학계, 철강사, 재활용 및 소비자 기관, 시민사회를 비롯한 이해당사자 숙의 과정을 거쳤다.

2024년 10월 중국철강협회는 ‘저배출 철강 평가 방법’을 발표해, 탄소 집약도에 따라 철강 제품 등급을 A부터 E까지 분류해 라벨링을 부여한다. 가장 높은 등급은 국제에너지기구 준제로 배출 기준에 상응하는 것으로 설정됐다. 민간 차원의 자발적 표준이지만, 향후 정부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정부는 기후클럽을 비롯한 저탄소 철강 표준에 관한 국제 논의에 참여하는 한편 국내 기준의 저탄소 철강 표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후클럽에서 합의한 준제로 배출 및 저배출 정의에 관한 원칙을 국내 저탄소 철강 표준의 수립에 적용해야 한다. 의욕적 표준 설정과 단계적 강화 메커니즘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저탄소 철강 표준과 연동해 그린철강 수요 창출에 정부가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산업 심층 탈탄소화 이니셔티브(IDDI)의 녹색 공공조달 이니셔티브에 맞춰 국내 공공조달 제도를 개정해야 한다.

셋째, 정부의 저탄소 철강 표준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 논의 과정에 산업계뿐 아니라 전문가, 소비자, 시민사회와 같은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참여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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